[나눔뉴스 2012-11-27]
'내부비리 신고' 전문기업에 위탁, 익명성∙안전성 높혀… |
한수원, 내부비리 청산 위해 '레드휘슬'을 불다 |
영광•고리•울진•월성 등 4곳에서 원전 23기를 가동하며 국내 총발전량의 31%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내부비리 척결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국내 원자력 발전(發電)을 담당하는 공기업인 한수원은 직원의 대부분이 기술전문직이며 수만 개의 부품과 장비가 다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길게는 수십 년씩 같은 담당자, 같은 기술직끼리 업무를 맡아오며 서로 눈감아주기 식의 그릇된 문화가 비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얼마 전 불거져 나 온 ‘원전부품비리’ 사건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취임한 한수원 김균섭 사장이 리드휘슬을 통해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내부비리를 차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한수원 홈페이지에는 ‘비리자진신고’라는 팝업창과 함께 레드휘슬이라는 내부 비리 신고시스템이 작동한다.
레드휘슬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위탁을 받아 비리신고의 접수와 전달을 처리하는 국내 최초의 내부비리신고 시스템 전문회사. 신뢰성 확보를 위해 신고자의 IP추적이 불가능 하도록 되어 있고,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간단히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한수원이 외부 신고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내부에 마련된 신고시스템이 신분노출과 보복의 우려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한수원뿐 아니라 ‘반부패’를 외치는 다른 조직도 흔히 겪는 딜레마이다. 한수원이 내부비리신고 창구인 ‘헬프라인(helpline)’을 외부의 독립적인 전문회사에 위탁한 것은 신고자의 익명성을 보호하여 신고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어 비리를 봉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진국의 기업이나 기관들에서는 이 같은 외부 신고시스템이 보편적 방식으로 자리잡았고 국내에도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9월부터 내부비리신고를 레드휘슬에 위탁해 전국 경찰관서에서 일제 시행한바 있으며 국내의 기업, 금융기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공공기관 등 60여개의 기관이 레드휘슬의 헬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신고시스템만 도입한다고 반부패, 윤리경영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방책 없이 근본적 해결을 부르짖는 것도 돌아오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